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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빠진 자녀, 흥미·소질 개발해줘야”

민꼬 2019. 5. 3. 13:49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가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의 아이들과 부모가 포옹하는 모습. (AFP/Getty Images)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중국계 캐나다 여성 자오(趙) 씨는 다른 워킹맘처럼 네 살 난 아들이 보채면 아이패드를 내주곤 했다. 하지만 그후 심각한 화면중독에 빠진 아이를 치료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현재 열 살이 된 그녀의 아이는 화면중독에서 벗어나 음악에 소질과 흥미를 보이고 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음을 발견한 것은 다섯 살 무렵 미취학 아동반에 들어간 뒤였다. 아이는 난시 증상을 보였는데 온종일 아이패드만 들여다보게 한 것이 화근이었다. 엄마 자오 씨는 뒤늦게 아이의 아이패드 사용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나 만만치 않았다. 아이패드를 뺏으면 아이는 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키며 야단법석을 피웠다. 그녀는 결국 견디다 못해 아이패드를 내줬다가 좀 놀고 나면 다시 뺏곤 했다.

이런 상태가 2~3년 지속되자 그녀도 점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한시도 아이패드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는 학교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했고 집에 오면 아이패드만 붙들었다.

한밤중에도 어떻게든 엄마 몰래 아이패드를 사용할 궁리만 했다. 언제부터인가 자오 씨는 낮에 아이패드를 비밀번호를 설정해 잠금 상태로 해놓았다가 저녁에는 자기 침실로 가져와 사용하곤 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후 아이가 눈에 띄게 피곤한 모습을 보인 것. 눈 아래 검은 다크써클이 크게 내려앉을 정도였다.

그녀는 아이가 자신의 침실에 찾아와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하고 인사한 뒤 나가면서 엄마 몰래 침실 문을 살짝 열어두고는 자신이 잠들면 살금살금 들어와 아이패드를 가지고 나가 밤새 사용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전 되돌려 놓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발견했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엄마 자오 씨는 고민 끝에 매일 저녁을 먹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두뇌계발 놀이도 하고 바이얼린도 연습했다. 아이 방에서 함께 책을 읽다가 아이가 잠들고 난 뒤에야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주말에도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놀러 나가며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갖고 놀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한동안은 괜찮았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아이는 다시 틈만 나면 몰래 아이패드를 갖고 놀려고 했다. 학교에서 친구의 태블릿PC를 빌려 노는 것도 문제였다.

의심스런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자오 씨가 학교로 아이를 마중 나갔다가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화면중독을 치료하는 실마리였다.

처음에는 아이가 학교에서 게임을 한다는 의심이 들었다. 엄마가 기다리는 데도 학교를 빠져나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뭔가에 쫓기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녀는 아이에게 말하지 않고 학교 교실을 뒤지며 아이를 찾아다녔는데 놀랍게도 아이는 음악실에서 친구와 리코더를 연주하고 있었다. 누가 더 잘 부나 시합을 하기도 했다.

기특한 생각이 든 그녀는 아이에게 학교에 있던 것과 똑같은 리코더를 사주고 누나와 같이 연주하거나 시합을 벌이도록 유도했다. 점차 리코더에 대한 흥미가 깊어진 아이는 어느 덧 학교에서 리코더를 가장 잘 부는 학생들에게만 주는 검은 리본을 받기도 했다.

이제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리코더 연습이다. 또 바이얼린과 피아노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화면중독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자오 씨는 “아이가 화면중독에 벗어나게 하려면 억지로 뭔가를 내밀 것이 아니라 아이의 흥미와 소질을 주의 깊게 살펴서 그것을 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해주면 된다. 더불어 아이의 집중력도 길러줄 수 있다”며 “옛날이야기나 전통문화에 대한 책을 읽어주는 것도 아이의 화면중독을 완화시켜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기사출처 에포크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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